중소규모 이민 교회에 적용 가능한 제자훈련 세미나가 열렸다
샌디에고 우리교회(정특균 목사 담임)는 이민 교회 목회자들을 섬기기 위해 매년 세미나를 열고 있다. 신학, 목회, 세계관, 사회관 등 그 주제도 다양하다. 올해는 목회 부문에서 중소교회를 타깃으로 한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를 열었다.
2023년 10월 2-5일, 캐나다 밴프에서 열린 이번 세미나는 LA 기쁨의 교회(이희문 목사 담임)와 한국 평택 대광교회 글로벌 디사이플 센터가 함께 후원했다. 정특균 목사는 “제자훈련이 교회성장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올바른 제자도를 통해 목회자와 사모, 평신도가 수평적 동역자 관계가 되어 함께 교회를 세워 나가고, 제자로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이민 교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이 세미나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초청을 받아 이 세미나에 참석한 김문배 목사(그랜드래피즈 한인은혜교회)는 가정 교회 세미나를 포함해 여러 종류의 제자훈련 세미나에 참석했지만, 소규모 이민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 없어서, 큰 기대감 없이 참석했다고 한다. 그러나 강사 배창돈 목사의 제자훈련 경험과 그 열매는 그의 생각을 바꿔 놓았다.
“배창돈 강사 목사님의 제자훈련은 부드러운 성품과 40년간의 끈질긴 인내심, 그리고 초지일관 한 길을 걷는 강인한 심력/영력으로 열매를 맺은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강남이 아닌 평택의 서민들을 대상으로, 모든 연령층의 교인들을 전도폭발과 제자훈련으로 제자삼은 아름다운 교회인 것 같습니다.”
이렇듯, 이번 세미나는 이민교회와 중소교회 현실에 맞춤형이었다. 강사는 평택 대광교회 배창돈 목사와 김명선 사모로 평신도 중심의 제자훈련으로 故 옥한흠 목사가 여러차례 추천한 교회 리더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나눈 평신도들과 함께 사역하는 현장의 이야기들은 이민교회에서 목회하는 참가자들에게 제자훈련의 중요성과 더불어, 사모의 사역에 대한 값진 도전을 주었다.
레드디어에서 참석한 김정민 목사(레드디어 한인교회)는 명목상의 교인들은 많지만 제자가 점점 줄어가는 현실에 대한 반성과 대책마련에 많은 도전을 받는 시간이었다고 전하며, 무엇보다 배창돈 목사가 직접 만들고 적용한 제자훈련 프로그램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훈련이라는 말에서 오는 부담감의 문턱을 많이 낮춰놓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누구든 쉽게 접하고 적용하고 나눌 수 있는 독특한 구성이었습니다. 배창돈 목사님의 사역 속에서 맺어진 열매들을 나누며 하나님의 일하심과 준비하심에서 평신도들이 얼마나 귀한 일꾼들이고 진정한 제자들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3박 4일간의 세미나 일정 중, 참가자들은 캐나다 로키산맥에 위치한 밴프의 아름다운 경관에 둘러싸여 목회의 무게를 내려놓고 자연을 만끽하며 마음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제자훈련과 목회’, ‘평신도와 동역’, ‘제자훈련과 교회론’, ‘제자훈련과 해피타임’, ‘새가족반’, ‘제자훈련과 사모’의 주제로 이틀에 걸쳐 강의를 들었다.
그 중 김문배 목사는 짜여진 배움의 시간들 외에도 배창돈 목사와 대화를 나누며 그간의 제자훈련에 대한 문제점들을 나눌 수 있었다. 같은 숙소를 배정받은 덕택이다.
“저는 제자훈련을 실패하는 방법에 대하여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김 목사가 시작한 질문이다. 그는 목회 초기 일주일에 8개 제자반을 인도하며 교인 숫자가 3배로 성장했지만, 그 후 교회가 분열되는 아픔도 겪었다고 한다. “‘평신도를 깨운다’는 제자훈련을 실패하게 되면 교회가 분열하거나 큰 상처를 받는 것을 보아 왔습니다.”
이 대화는 계속해서 ‘제자 훈련의 모델은 무엇인가?’, ‘예수님은 몇 명을 제자훈련 하였는가?’ (3명, 12명, 70명, 허다한 무리), ‘제자훈련은 교회 직분자 훈련인가?’, ‘제자 훈련의 목적은 무엇인가?’ (재생산하는 제자를 만드는 것? 교회와 사회에 봉사하는 사람으로 양육하는 것?), ‘제자 훈련반원 편성의 기준은?’, ‘한번 소그룹 리더는 지속적인 리더 역할을 해야 하는가?’ 등 긴 이야기로 이어졌다.
많은 대화 가운데 김문배 목사가 가장 인상깊었던 대목을 이렇게 전했다.
“가장 좋았던 것은 한국의 대한예수교 장로교 합동측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수 천명의 제자를 길러낸 교회임에도 불구하고 안수집사, 권사, 장로를 선출하지 않고 임직하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주위의 합동측 교회들로부터 '직분자를 임직하라'는 무수한 압박을 받았음에도 40년간 직분자를 선출하지 않고 오직 제자훈련에만 전력하였다는 것입니다. 배 목사님의 제자훈련은 지교회의 직분자를 훈련하는 제자훈련이 아니었기에, 감투와 명예를 원천 차단한 제자훈련이었기에 제자훈련의 진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1998년부터 한인은혜교회에서 목회하며, 김문배 목사 역시 장로와 안수집사를 세우지 않고 있다. 모두가 서리집사이고 사모 역시 그 교회의 서리집사로 모두가 섬기는 사람이다.
세미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김문배 목사는 배창돈 목사에게 문자를 남겼다.
"제자훈련에 대한 회의감이 많이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세미나를 후원한 기쁨의 교회 이희문 목사는 이렇게 전했다.
“건강한 교회를 향한 목사님들의 열정을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민 교회가 건강하게 세워지는 일에 일조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중소교회 제자훈련 지도자 세미나는 내년 가을에도 열린다. 개최지는 캐나다 밴쿠버가 될 예정이다.